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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지친하루 (With 곽진언, 김필)

by 콘월장금이 2020.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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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까지라고 누군가 툭 한마디 던지면
그렇지 하고 포기할 것 같아
잘한 거라 토닥이면 왈칵 눈물이 날 것만 같아
발걸음은 잠시 쉬고 싶은 걸

하지만 그럴 수 없어 하나뿐인 걸 지금까지 내 꿈은
오늘 이 기분 때문에 모든 걸 되돌릴 수 없어
비교하지 마 상관하지 마 누가 그게 옳은 길이래
옳은 길 따위는 없는 걸 내가 택한 이곳이 나의 길

미안해 내 사랑 너의 자랑이 되고 싶은데
지친 내 하루 위로만 바래
날 믿는다 토닥이면 왈칵 눈물이 날 것만 같아
취한 한숨에 걸터앉은 이 밤

해낼게 믿어준 대로 하나뿐인 걸 지금까지 내 꿈은
오늘 이 기분 때문에 모든 걸 되돌릴 수 없어
비교하지 마 상관하지 마 누가 그게 옳은 길이래
옳은 길 따위는 없는 걸 내가 좋은 그곳이 나의 길

부러운 친구의 여유에 질투하지는 마
순서가 조금 다른 것뿐
딱 한 잔만큼의 눈물만 뒤끝 없는 푸념들로
버텨줄래 그 날이 올 때까지

믿어준 대로 해왔던 대로 처음 꿈꿨던 대로
오늘 이 기분 때문에 모든 걸 되돌릴 수 없어
비교하지 마 상관하지 마 누가 그게 옳은 길이래
옳은 길 따위는 없는 걸 내가 걷는 이곳이 나의 길

옳은 길 따위는 없는 걸
내가 걷는 이곳이 나의 길

 

 


이집트 다합 여행에 도착했을 때 주변을 둘러보고 사람들이 그토록 칭찬하는 여행자의 블랙홀이라는 그 말이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기분을 느꼈다.

 

한참 연금술사를 감명깊게 읽은 후로 그 여운이 늘 곁에 있는 느낌이었는데, 산티아고가 보물을 찾아가는 그 과정들이 생각나면서 이 곳 다합에는 내가 찾는 보물이 없다고 느껴졌다.

 

사람들이 주로 하는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과정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다합 번화가에서 약 15분정도 거리에 숙소를 잡았다.

 

한국인은 그냥 지나치다 만났을 뿐이고, 어떠한 교류는 없었다.

그대신 다합의 작은 호텔 싱글룸에 묵으면서 호텔 주인의 어린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게 좋았다.

그 모습을 좋게 보았는지 호텔 가족의 집에 초대를 받아 식사를 함께 하게 되었다.

 

 

호텔 부부는 이집트 남자와 태국인 여자로 호텔 사장님이 태국에 여행을 갔을 때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그 분들과 한 두마디씩 주고 받고, 보통의 날엔 아침에 일어나 천천히 시내 카페로 가서 아침겸 점심을 해결했다.

내가 다합에서 만난건 푸르고 때때로 남색빛을 띄던 바다, 맑고 투명한 물아래 자리잡은 산호초, 파란 하늘에 분홍빛이 점점 번지는 일몰을 보았다.

 

내 마음 속에 남아있는건 아름다운 자연이었지만, 마음을 크게 움직이는 않았다.

 

어느날은 호텔의 루프탑에 올라가 주변의 하얀 건물들을 바라보며 먼발치에 있는 바다를 보고, 불어오는 바람을 멍하니 느꼈다.

 

터덜 터덜 걸어가는 거리에서는 하릴없이 음악을 듣는게 전부였는데, 호주에서부터 기대하고 찾아온 이 곳에서 느끼는 이상하리만큼의 허무함에 마음을 빼앗기곤 했다.

 

어떠한 일에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그저 지치는 기분에 지친하루 노래를 자주 들었는데,

여행에 대한 어떤 의문도 함께 올라왔는지도 모른다.

 

과연 이 곳에 계속 있는게 맞는걸까 하는 그런 생각이었다.

 

오늘 이 기분 때문에 모든 걸 되돌릴 수 없어

 

스스로에게 자주 되내었다.

이 기분 때문에 모든 걸 되돌릴 순 없다고..

 

얼마나 내가 꿈꾸고 바라던 순간이냐며, 정신 차리라는 그런 의미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내 일주일 정도 뒤, 카이로로 떠난다.

미리 그리스행 티켓을 끊어놓은 것이다.

 

이렇게 허무하게 내 이집트 여행은 끝나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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